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이 시를 읽으면서 일제 강점기가 생각이 났으며 민족 저항시인 윤동주 시인도 생각이 났다.
민족사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대입해보면 , 난 자주 남들과의 다른 부분에서 공감을 느끼곤 한다. 지금도 그런것 같다.
풀... 여리디 여린 이름.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으며 먼저 눕는다.
거기에 비하면 난 뭘하는걸까? 나란 존재는? 내가 풀? 아님 내가 바람?
나 역시 풀 같이 살아왔다. 이런,저런 일들은 겪으며 무단히도 노력했지만 아직도 풀이 못된 이유는 무엇일까 ... 난 풀이고 싶은데 유연함도 강인함도 부족하다. 그리고 왜 이렇게 눈물이 흔한지 주책이다. 그 해결책은 한가지. 독서의 힘이다. 미련하여 경험을 통해 아주 조금 터득했지만 풍부한 독서로 삶의 의미를 재 해석 하고 싶다. 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