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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2020년 봄. 출근길에

 

이 시를 읽으면서 일제 강점기가 생각이 났으며 민족 저항시인 윤동주 시인도 생각이 났다.

민족사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대입해보면 , 난 자주  남들과의 다른 부분에서 공감을 느끼곤 한다.   지금도 그런것 같다.

 

풀... 여리디 여린 이름.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일어나고 먼저 웃으며 먼저 눕는다.

거기에 비하면 난 뭘하는걸까?   나란 존재는?   내가 풀?  아님 내가 바람?

 

 나 역시 풀 같이 살아왔다.   이런,저런 일들은  겪으며 무단히도 노력했지만 아직도 풀이 못된 이유는 무엇일까 ... 난 풀이고 싶은데 유연함도 강인함도 부족하다.   그리고 왜 이렇게 눈물이 흔한지 주책이다.  그 해결책은 한가지.   독서의 힘이다.   미련하여 경험을 통해 아주 조금 터득했지만 풍부한 독서로 삶의 의미를 재 해석 하고 싶다.   풀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