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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의 인생 2막 PEI( Prince Edward Island) 1. 빨간 머리 앤의 섬??

Victoria park

 

4월 마지막 주에 도착한 캐나다의 가장 작은 주 PEI에 입성했다. 

제주도의 3배 정도 크기의 이 섬.  PEI.

내가 꼭 입양되어 온 빨강머리 앤이 된듯한 착각 속에서 중년의 가슴도 뛰게 만든 아름다운 섬. 

영주권 취득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 후보지역 중에 나는 주저없이  이곳을 찍었다.

 

나는 짧고 굵은 미션의 임무를 띠고 우리 가족의 꿈을 위해 장작 20시간을 운전하여 도착하였다.  내가 힘들고 부담스러워서 아들과 교대로 운전하며 오려했으나 천사같은 친구부부의 도움으로 목사님인 남편분이 처음부터 끝까지 운전을 해 주었다.  그들의  많은 배려와 관심은 지금도 항상 감사하게 간직하고 있다.  사실 캐나다에 온것도 이 천사분들 때문이다. 

 

3년넘게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기다리며 살다가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변동으로 인해 더 이상 영주권 신청을 접수할 수 없었고( 2019년 캐나다 도착하고 2년 후에 영주권 신청 가능하다 해서 기다리다가 신청이 지연되고 그 후로도 1년 넘게 기다렸는데 갑자기 영주권 신청이 없어졌다?! ) 몇몇 지역을 생각하다가 결정하게 되었다.  세계 제 2위의 면적을 자랑하는 나라답게  정말 넒고 광활했으며 이틀 정도가 걸렸는데 첫날은 지속적으로 비가 억수같이 내렸다.  나와 아들이 운전했으면 얼마나 불안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퀘백에서 하루밤을 자고 PEI에 입성을 하게 되었는데 빨랑 머리앤 드라마의 배경과 별 다름이 없어서 깜짝 놀랬지만(약간의 실망-섬의 반이 붉은 흙의 감자밭이 보임) 가다보면 시내가 나오겠지 라는 기대로 높고 낮은 언덕들을 오르내리며 전진해서 저녁 7시쯤에 도착했다.  식당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시고 저녁을 사주시며 첫 만남을 가졌다. 

 

한국에서는 영어 학원을 작게 운영했었지만 이곳에선 나의 직업이 요리사다.  사실 말이 요리사지 나는 요리와 아주 먼 사람이다. (음식도 안좋아하고 만드는것은 더욱 안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내 자녀들의 아침부터 해서 항상 직접 만들어 주었었다.)  처음 캐나다를 왔을때는 걱정도 되었고 다달이 넘기면서 혹시 짤리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는데 사장이 먼저 자르지는 않는다고 했다.  경력없이 온 곳이니 그렇겠지하고 맘이 놓였던 생각이 난다.  그러나 이곳에는 경력요리사로 오게 된 것이다.  최초 내가 입사한 식당에서는 내가 초보여도 좋다고 해서 오게 되었는데, 지금은 사실 경력은 3년이 넘지만 직접적으로 요리를 하지 않고 관리 파트에서 일을 해서 걱정도 되었지만 이곳에도 역시 나는 나의 상황을 말씀 드렸었고 사장은 받아들였으며 6개월 정도면 이곳에서는 영주권이 나온다고 하기에 온타리오의 2~3년을 만회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길어도 1년만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참았고 우리는 서로를 다독였었다.

 

이곳의 한국인들은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사연들로 이주하여 살고 있는지등 궁금증은 점점 나의 작은 뇌를 부풀려갔다.  내가 처음 일하던 식당이 있던 지역은  한국인이 식당직원들 가족이 전부였지만 이곳은 한인 교회도 있다하니 기대가 된다.

 

5월 1일인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이 시작된다.  과연 어떤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까

봄 기운이 나의 안팎으로 살랑살랑 간지럽히는것 같았다.

친구부부는 비행기로 토론토로 향했고  울 애들과 통화를 하고 나혼자 방에 누워 희망찬 내일의 시작을 기대반 설렘반을 상상하며 스르륵 잠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