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월이 지나가고 있다.
정말 추워서 몸을 움추리는 많은 날들이 지나가고 있는데 벌써 진짜 7월 이라니.
흑 !! 이럴수가~ 연락도 없이 왔다가 사라진 봄을 용서해야지.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내가 봄을 못 만난것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서 일 것이고,
내 스스로에게 가치없다 말하면 가치없는 사람인 것이다. 어느쪽이든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에 따라 우리는 살아가게 된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 가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곳은 내가 영주권을 받기 위해 온 곳이지만 또한 그동안의 내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유배지가 될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생의 첫 짤림은 내게 깊은 사색과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줌)
2개월만에 계획이 틀어지면서 직장도 집도 잃고 허망해 하는 나.
문득 한국에서 잘 살다가 소설 속의 주인공 처럼 집을 떠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성장하고 발전하고 새로운 우리가 될 수있는 곳이 이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우리 애들까지도)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면 어둠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는지 빛이 우리를 행복하게 했는지 분간이 안되지만 말이다.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생각도 났다. 유배지에서 자녀들에게 편지로써 깊고 따뜻하며 때로는 따끔한 가르침을 주신 그분. 유배를 당해도 사색하고 글을 쓴 현명한 분들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큰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지만 분계하고 개탄만 한다면 화병으로 생을 마감하게 될것이다. 나는 화병으로 죽을 만큼 어리석지는 않다. 선현들을 따를 것이다.
내가 아무도 모르는 이 곳에서 다양한 일들을 겪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슬기롭고 행복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꼭 영주권을 취득하고 은근과 끈기, 투지를 보여주는 돈키혼마의 힘을 증명해 보일것이다.
내 아이들에게 나의 생생한 삶을 보여주리라 맘 먹었다. 그럼 산 교육이 될것이고 내 아이들도 그들 삶에 최선을 다해 나갈것이라고 믿는다. 산 교육이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내가 태풍의 눈 속으로 들어가리로 맘을 먹고 이곳 저곳을 찾고 알아보고 감사한 분들의 문자를 주고 받고 있었는데, 내가 여기서 만난 1호분이 알바하던 곳을 내게 주시겠다고 하시며 그곳에서 영주권 신청을 말해보겠다고 말씀 하신 것이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고 했던가. Thanks God!
드디어 면접을 보기로 했다. 물론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곳에 일하게 된다면 영주권을 직원에게 내 준적이 없는 가족 사업을 하는 곳이라 사장님이 서류 작업을 하셔서 신청을 하시고 기다리다가 허가가 나면 내가 접수를 할 수 있는 긴 여정으로 되어있다. 어째든 너무나 감사한 기회다. 꼭 이번에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눈치껏 잘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같이 기도하자고 했다. 그들도 기뻐하고 감사했다. 아들은 엄마는 얼마나 못하면 짤렸나며 놀린다.
사실 한 달 가량을 맘이 어수선해서 기도도 잘 안되더라.
이제는 유배지에서의 생활을 인정하고 나를 강하게 만드는 고통쌤과 함께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이다. 영화" Life of Pi" 도 생각나고 노인과 바다도 생각나고 ....
실력을 갖추지 못한 채 감당 못 할 행운을 받는 사람도, 결국 그 넘치는 운값을 삶에서 다른 시련으로 치르게 된다는 문장이 떠올랐다. 소위 말하는 노동 총량의 법칙이다. 내가 이제껏 안한 노동을 채워야 한다는 뜻이다. 내가 온타리오에서 노동을 못채워서 이곳에 오게 된건가 ㅋㅋ 그리고 나는 맹세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자 이는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데살로니가 전서 5:16~18
이 맘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나는 스스로 나를 유배하기로 한 이상 나를 키울 수 없지이게 끝은 아니지 않은가
그 다음은 집이다. 이렇게 관광 시즌때는 집이나 방이 없고 아님 굉장히 비싸다. 그리고 집을 구할지 방을 구할지도 모르겠다.
철? 있는 아들은 고등학교를 한 학기 쉬고 토론토에서 일 여행해서 돈을 벌고 여행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을 싫어하고 직접 찍먹 타입이다. 나는 존중한다고 말하고 기도를 하고 있다. 그래서 토론토에서 많은 경험을 몸소 체험하고 캐나다의 다른 주를 여행다녔다. 이제 8월에는 이곳으로 와서 9월 학기에 학교를 다니게 될것이다.
집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고 참 참고로 캐나다에서 집을 구하거나 방을 구할때 자신의 프로필을 매력적으로 적어서 제출하고 재직증명서를 제출 하는등 집 주인이 원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주인을 가장 맘에 드는 사람으로 선택을 한다. (집을 살때는 자신이 원하는 금액을 적어내고 주인은 가장 높은 금액으로 판매도 한다.) 이유는 세입자 위주의 법적 조치로 세입자가 들어와서 안나가거나 랜트비를 내지 않는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등 힘들어지는 일들을 막기 위해서이다.
나는 직장도 없고 이 주의 비자도 없어서 한 여름의 열기가 무르익고 기쁨에 넘치는 사람들 사이로 나의 고민은 이리저리 흘러 다닌다.
그치만 이렇게 고민만 한다고 해서 억지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초긍정 돈키혼마는 이 시간을 즐길 것이다.
생각해 보면 십년 넘게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은 일도 짧게 하니 돈은 없지만 시간 부자가 되었다.
시간이 허락하면 1호분과 함께 조개를 따러 가기도 하고 낚시를 가기도 했다. 물론 혼자도 조용히 자연을 벗삼아 생각도 할 기회를 가졌다.
조개는 예전에 애들 데리고 인천에 관광으로 간적이 있었고 온타리오는 호수라 조개가 없었다.
조개를 캐는 방법은 이러하다. 처음에 맨발로 하다가 발을 베기도 했으나 점점 진화하여 양말을 신고 발 뒤꿈치로 갯벌을 천천히 찍으며 걷는다. 그 부드러운 흙의 감촉은 내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듯 하다. 걷다 보면 조개가 감지되고 손으로 쑥집어 넣고 끄집어냈다. 뒷꿈치로 감각(그분의 아이디어 ㅋ)하는 그 동작이 어찌나 재밌고 통쾌한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웃고 집중하며 나의 고민을 멈추고 울음을 보냈던 그곳에 이번에는 웃음을 폭폭 꽃았다.
내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정해놓고 나는 하루에 충실하고 싶었다. 미리 내일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아프니까 ㅋ
그렇게 춥고 으스스 했으며 빨리 떠나고 싶었던 이곳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지면서 내게는 늦은 7월의 봄을 드디어 맞는다.
직장과 집은 과연 어떻게 될까 아들까지 오는데 참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