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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일깨우고 성숙시킨 나의 스승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에서 그는 이렇게 표현한다.

 

 말의 세계는 침묵의 세계 위에 세워져 있다.  말이 마음 놓고 문장들과 사상 속에서 멀리까지 움직여 갈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밑에 드넓은 침묵이 펼쳐져 있을 때뿐이다.라고

 

해지는 어느 겨울날 -캐나다-

5월 초에도 눈이 내리더니 중순부터는 강렬한 본색을 드러냈다.

이렇게 바로 여름이 되어 버린다는 아쉬움을 느낄 때.  마음을 들켜 버린 건다, 계절의 변덕인가, 아님 떠나기 싫은 몸부림인가,

알 수는 없으나 다시 겨울이 된듯한 요즘이다.  

하긴 계절이 어떻든 나는 모든 상황을 사랑한다.  아니 감사함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곳으로 온 후로는 세상이 더욱 달라 보였다.  눈에 씌었다고 일반적으로 표현이 되나 지금의 나의 상태는 이제껏 침침함이 떨어져 나간 것 같고 점점 선명하게 보이게 된 것이다.

 

침묵.  한 단어의 무거움이 느껴진다.  책임감, 신비주의, 지혜, 성숙 등의 포함도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나열하면 끝이 없겠지.

몰라서 침묵했는데 깨달음을 얻는다?

반대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한참을 떠벌이고 나면 얼마 후에는 허무함이 밀려온다.

얼마나 나의 미성숙을 세상에 알리며 살아온 걸까  

 

며칠 전 딸아이와 대화를 하게 됐을 때 나의 사사로운 실언으로 인해 상처를 깊이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별말 아니었는데  나와는 다르게 생각이 많고 섬세한 사랑스러운 딸.  내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살아왔을까 

그러고 보니 나는 부모님께도 많은 상처를 드렸고 형제자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리곤 내 자식에게도.  그리고 주변에도 이렇게 살아왔을 것이다.

칼보다도 강력한 혀로 마구 휘두르며 살아온 나란 말인가.

 

침묵의 드넓은 세계 위에서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가

50이 가까워지면서 인생의 반은 맘대로 지껄이고 살아왔으니 반은 침묵을 벗 삼아 살아갈 것이다.

나의 또 다른 스승.  인생은 깨달음의 연속이다.  깨달음 속에서 나를 갈고닦으며 무자비한 바위가 모레알이 되어서 세상 속에 일부로 남다가 급기야는 우주의 먼지로 나는 흩어지겠지.  그 또한 의미 있을 것 같다.  침묵하는 별이 되볼까?

 

오늘도 나는 침묵을 지키기 위해 미소로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여러분의 하루는 어떤 마음 가짐으로 시작하려 하나요?  

저와 같이 침묵으로 시작해 보는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