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다 흔들리며 피웠나니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나의 인생 시.   그리고  꽃 중에서 안개꽃을 좋아한다.

5,6월에 피기 시작하며 꽃말도 안개 꽃다발만큼 많다.

맑고 순수한 사랑,  기쁨,  성공,  감사, 약속, 사랑의 결실, 죽음에서 구한... 

진짜 많다.  색소로 여러 가지 색의 꽃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붉은 장미와 만나면 죽을 만큼 사랑한다 나.    좀 무섭네👀 

 

우리네 인생 같다.

비바람에도 올곧게 피어난 각양각색의 꽃들.

각처에 멋지게 피어 세상을 빛내고 있다.

 

캐나다에서의 설레는 첫봄.

나는 홀씨처럼 홀연히 날아와 여기서 봄을 맞는다.

여기까지 오게 된 여정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천둥 번개가 몰아치던 무수한 나날들

흔들릴 때마다, 꺾일 것 같을 때마다 힘이 되어준 시.

잘 견딘 내게 안개꽃을 선물하고 싶다.

 

어느덧 캐나다에 온 지 일 년이 다 되어 간다.

코로나 사태로 심상치 않게 시작됐지만 2020년은 또 어떻게 장식될까?

겸손하고 감사한 맘으로 하루하루를 물들일 것이다.

 

안개꽃처럼 조용히 주변을 빛내고 싶다.

블로그.  감사하고 기쁜 맘으로 첫발을 가만히 디뎌본다.

 

감사와 기쁨